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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을 못 끝내는 이유 — 8마디에서 멈추는 사람들의 공통점과 완성 루틴

곡을 못 끝내는 이유 — 8마디에서 멈추는 사람들의 공통점과 완성 루틴

Music Production

Key Summary

시작한 곡은 많은데 끝낸 곡이 없다면 실력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8마디에서 멈추는 이유 네 가지와, 완성률을 올리는 작업 방식을 정리했습니다.

Table of Contents

프로젝트 폴더를 열면 8마디짜리가 수십 개 있습니다. 시작은 다 좋았는데 끝난 게 없습니다. 음악 만드는 사람이면 대부분 겪는 일이고, 해외 커뮤니티에서도 가장 자주 올라오는 고민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걸 실력 문제로 오해하면 해결이 안 됩니다. 더 배우면 끝낼 수 있을 것 같아서 강의를 더 보고 플러그인을 더 사지만, 폴더에 8마디만 늘어납니다. 완성을 못 하는 것과 잘 못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8마디에서 멈추는 네 가지 이유

가장 흔한 건 구조를 안 정하고 시작하는 경우입니다. 좋은 루프가 나오면 신이 나서 계속 다듬다가, 이게 곡의 어디에 들어갈 부분인지 모르는 채로 두 시간이 지나갑니다. 벌스인지 코러스인지 인트로인지 정하지 않았으니 다음에 뭘 만들어야 할지도 알 수 없습니다. 송폼 구조를 먼저 잡아두면 빈칸을 채우는 일이 되는데,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소리를 계속 고치는 것도 비슷합니다. 킥이 마음에 안 들어 샘플을 바꾸면 베이스가 안 맞고, 베이스를 고치다 보면 원래 만들려던 멜로디는 손도 못 댑니다. 사운드 디자인과 작곡은 같은 시간에 하면 서로를 잡아먹습니다.

완벽하지 않으면 못 넘어가는 것도 있습니다. 지금 이 여덟 마디가 만족스럽지 않으니 다음으로 못 가는 건데, 여덟 마디만 놓고는 그게 좋은지 아닌지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 곡 전체가 있어야 그 부분이 제 역할을 하는지 보입니다. 순서가 뒤집힌 셈입니다.

마감이 없다는 것 자체가 제일 크게 작용합니다. 끝내야 할 이유가 없으면 영원히 다듬을 수 있고, 다듬는 일은 만드는 일보다 편해서 사람은 자연히 그쪽으로 갑니다.

완성률을 올리는 작업 방식

정답은 아니지만 실제로 효과가 있는 것들입니다.

허접해도 일단 끝까지 가보는 게 첫걸음입니다. 인트로 8마디, 벌스 16마디, 코러스 16마디 하는 식으로 자리만 잡고 각 자리에 임시 소리라도 넣어서 3분짜리를 만듭니다. 이 단계에서 소리가 형편없는 건 상관없습니다. 곡의 모양을 먼저 보는 게 목적이니까요.

이렇게 하면 어디가 비어 있는지 보이고, "끝났다"는 상태도 한 번 경험하게 됩니다.

만드는 날과 고치는 날을 나누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오늘은 새로 만들기만 하고 안 고치고, 다음 날은 고치기만 하고 새로 안 만듭니다. 이 둘을 섞으면 계속 제자리입니다. 판단도 며칠 미루는 게 좋습니다. 만든 직후에는 귀가 이미 그 소리에 적응해 있어서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없고, 사흘 뒤에 들으면 안 들리던 게 들립니다.

마감을 아예 밖에 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혼자 정한 마감은 혼자 미룰 수 있습니다. 발매일을 잡거나 녹음 세션을 예약하거나 누군가에게 언제까지 들려주겠다고 말해두면 판단이 강제로 끝납니다. 실제로 녹음 예약을 잡고 나서야 곡을 끝냈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완성해봐야 아는 것들

한 곡을 끝까지 가보면 그전에는 몰랐던 게 보입니다.

편곡이 얇았다는 걸 믹싱 단계에 가서야 압니다. 8마디만 만들 때는 소리가 꽉 차 보였는데, 3분을 이어놓으면 같은 패턴이 반복되면서 비어 보입니다. 이건 완성해보지 않으면 절대 안 배웁니다.

벌스와 코러스의 대비가 부족하다는 것도 그렇습니다. 따로 들으면 둘 다 괜찮은데 붙여놓으면 코러스가 안 올라옵니다. 그래서 완성을 못 하는 사람은 실력이 안 느는 게 아니라, 실력이 늘 기회를 계속 놓치는 겁니다.

그래도 안 되면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혼자서는 판단이 안 끝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외부 기한과 남의 귀를 동시에 넣는 게 빠릅니다.

저희 레슨이 앞 3개월에 자기 곡 한 곡을 반드시 완성하게 짜여 있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뒤 3개월의 믹싱과 마스터링은 완성된 곡이 있어야 시작할 수 있으니 앞 단계를 건너뛸 수가 없습니다. 매주 한 번씩 들려줘야 하는 상황 자체가 마감 역할을 합니다.

독학으로 갈지 레슨을 받을지는 작곡 독학과 레슨, 무엇이 갈리나에 판단 기준을 정리해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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