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믹싱 강좌 - 제1부: 믹싱이라는 요리의 시작
음악을 만드는 과정은 종종 '요리'에 비유되곤 합니다. 하지만 이만큼 찰떡같은 비유는 세상에 없는 것 같아요. 믹싱을 처음 접하는 여러분을 위해, 저는 오늘부터 여러분의 주방장이 되어보려 합니다. (두근두근!)
혹시 공들여 만든 요리가 간이 안 맞아 속상했던 적이 있나요? 혹은 너무 많은 재료를 넣어 본연의 맛을 잃어버린 경험은요? 믹싱도 똑같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가끔은 길을 잃고 좌절하기도 하죠. 하지만 걱정 마세요. 저도 수없이 태워 먹고 짜게 만들며 여기까지 왔으니까요.
1. 믹싱(Mixing)이란 무엇일까요?
우리가 마트에서 신선한 재료를 사 오는 것, 그게 바로 '레코딩(Recording)'입니다. 농부가 정성껏 기른 채소(보컬), 갓 잡은 생선(기타), 질 좋은 고기(드럼)를 장바구니에 담아 주방으로 가져오는 과정이죠.
그런데 재료가 좋다고 해서, 그냥 냄비에 다 때려 넣고 끓인다고 맛있는 요리가 되나요? 아닙니다. 재료들이 서로 어우러지도록 손질하고, 간을 맞추고, 불 조절을 해야죠.
이것이 바로 '믹싱(Mixing)'입니다.
- 너무 짠 재료는 물을 넣고 (EQ Cut)
- 싱거운 재료는 소금을 치고 (EQ Boost)
- 재료가 튀지 않게 볶아주고 (Compression)
- 예쁜 접시에 담아내는 것 (Panning & Reverb)
마지막으로 손님에게 내기 전에 접시를 닦고 파슬리를 뿌리는 과정, 그게 '마스터링(Mastering)'이고요.
2. 왜 믹싱을 해야 하나요?
"그냥 녹음 잘 해서 볼륨만 맞추면 되는 거 아닌가요?" 이렇게 묻는 분들도 계십니다. 맞습니다. 재료가 최고급 한우라면 그냥 구워 먹기만 해도 맛있죠.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여러 재료를 섞어서 새로운 맛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믹싱을 하지 않은 곡은 마치 '뷔페 접시'와 같습니다. 김밥 옆에 케이크가 있고, 그 위에 탕수육 소스가 묻어있는 혼란스러운 상태죠. 각각은 맛있는 음식이지만, 섞이면 엉망이 됩니다.
믹싱의 궁극적인 목표는 '조화(Balance)'와 '감동(Emotion)'입니다.
- 보컬이 드럼에 묻히지 않고 가사가 잘 들리게 하는 것 (명료도)
- 슬픈 발라드를 더 깊은 공간감으로 울리게 하는 것 (공간감)
- 댄스 음악의 킥 드럼이 가슴을 때리게 하는 것 (에너지)
이 모든 것이 믹싱 엔지니어의 손끝에서 결정됩니다.
3. 믹싱 엔지니어의 마음가짐
이 강좌를 시작하기 전에, 꼭 당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기술(Skill)보다 중요한 것은 귀(Ear)와 판단(Taste)입니다."
화려한 칼질(플러그인 테크닉)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요리에 소금이 더 필요한가?"를 맛보고 판단하는 미각입니다. 처음부터 비싼 플러그인, 유명한 장비를 쫓지 마세요. 여러분의 귀를 믿고, 음악이 주는 느낌에 집중하세요. 기술은 여러분이 느낀 그 감동을 표현하게 도와주는 도구일 뿐입니다.
4. 이 여정을 시작하며
앞으로 우리는 꽤 긴 여정을 떠날 겁니다. 지루한 디지털 이론도 배워야 하고, 복잡한 컴프레서 때문에 머리를 쥐어뜯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제가 옆에서 하나하나, 최대한 쉽고 재미있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은 그저 즐거운 마음으로 따라오세요. 자, 이제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으로 들어가 볼까요? (두근두근!)
[초보자의 흔한 실수] 🧂
- "장비가 없어서 맛이 안 나요": 최고급 칼이 없어서 스테이크가 맛없는 게 아닙니다. 재료(녹음 소스)가 좋으면 소금(볼륨)만 쳐도 맛있습니다. 장비 탓은 믹스가 잘 안 풀릴 때 하는 가장 달콤한 비겁함입니다.
- "한꺼번에 다 넣기": 처음부터 EQ, 컴프레서, 리버브를 몽땅 때려 넣지 마세요. 재료의 원맛을 먼저 보고 간을 맞추는 게 순서입니다.
- "간 안 보고 서빙하기": 내 귀로 들어보지도 않고 "유튜브에서 이렇게 하랬어"라며 숫자에만 의존하지 마세요. 먹어봐야(들어봐야) 맛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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